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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없어도, 나는 참 예쁩니다.
출판사: 스토어하우스(Storehouse) (보고미디어 임프린트) │ 저자: 이난숙
판형: 150 × 210mm │ 페이지: 232쪽 │ 정가: 12,000원 │ 발행일: 2015년 5월 12일
ISBN: 979-11-7006-100-7 (03810)
분야: 문학 > 에세이
[책 소개]
유방암과 맞짱뜬 세 아이 엄마의 코끝 찡한 감동 스토리
《머리카락이 없어도, 나는 참 예쁩니다》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아줌마인 저자가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서 항암치료, 치료 과정중 가족과의 관계, 환자 본인의 심리상태 등을 세세하게 기록한 일종의 ‘투병일기’라 할 수 있다. 참으로 다행스럽게 저자는 첫 진단부터 수술도 쉽고 완치까지 가능한 유방암 1기를 진단받는다. 하지만 암은 괜히 암이 아니라는 듯 이어지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 고통의 시간, 고통을 피할 수 없기에 참아야만 하는 무기력한 자신, 가족과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엄마이면서 또한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암 환자로서의 생활. 이런 모순적인 상황에서도 저자는 신앙과 가족의 힘에 의지해 씩씩하게 암을 이겨내며 발병 이전보다 더욱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
[ 저자 소개]
이난숙
아주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기독출판사의 편집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신문과 잡지 등 다양한 매체에 여행, 인터뷰와 문화 관련 원고를 쓰는 자유기고가로 활동했으며 출판사 편집장으로 근무하던 서른여섯 살 때 홀연히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 이후 7년 동안 중국에서 한국 아줌마로 생활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세 아이를 키우며 출판 관련 프리랜서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사로 활동했다. 어릴 적부터 독서와 글쓰기로 세상과 소통하던 그녀는 현재, 글쓰기를 통한 치유로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과의 관계성을 회복시키는 글쓰기치유사로 살고 있다.
저서로 《7년을 살아도 이해 못할 중국사람들 이야기》가 있다.
[목 차]
1부 고통|내가 왜 하필 암에?
- 생명의 근원적 힘
- 졸지에 유방암 환자가 되다
- 어디서 수술을 할까, 그것이 고민이네
- 입원과 수술, 새 사람으로 거듭나다
- 난생처음 수술대에 오르다
- 이런 게 항암치료라는 거구나!
- 내 평생 처음 하는 일, 삭발
- 6주간의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다
2부 가족|생명의 근원적 힘
- 사랑은 뭐니뭐니해도 내리사랑이어라
- 친정 식구들에게 이러면 안 되는데
- 아직 어린 내 아이들을 위한 기도
- 느리기는 하지만 부족하지는 않다
- 주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딸이 주는 행복
- 내가 아이가 셋인 이유는
- 원주 치악산 자락에서 누리는 행복
- 팔순 노모에게도 찾아온 유방암
- 미움도 습관이었음을 깨닫는다
- 시아버님을 이해하게 되다
3부 감사|고난 속에서 감사는 피어난다
- 남편은 과연 담배를 끊었을까?
- 뜻하지 않았던 돈이 생기다
- 하나님께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다
- 술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자동차를 통해 한 번 더 배웁니다
- 산에 오르며 가지 하나에 맺힌 생각
- 물이 바다 덮음 같이 차오르는 감사
- 암은 내게 투사장애다
4부 이웃|몸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 간장게장 사주러 하남에서 온 선배
- 오래된 동인(同人)과 함께한 풍요로운 저녁
- 따사로운 봄날 오후, 잠시 쉬었다 가자
- 후배에게 받은 사랑이 고맙습니다
- 바기오로 선교를 떠난다는 후배에게
- 사랑한다면 내 스승처럼
- 주님 찬양가를 부르며 힘을 내자
- 예술은 가도 사람은 남는다
5부 삶|암환자도 일상을 산다
- 시련 없는 축복은 없다
- 더운 날에도 모자를 벗지 못하고
- 눈썹을 그리며 생각한다
- 미리 연습하는 홀로 있기
- 나도 출근을 한다
- 45회 생일 단상
- 나만 이런 건 아닐 거야
- 한명수 목사님을 추억하다
- 죽음에 대한 단상
6부 회복|시련 없는 축복은 없다
- 부활절에 내 인생도 부활하다
- 암환자가 되어 교회에 나가다
- 머리카락이 자라면서 함께 자라는 것들
- 포도나무에 딱 붙어 살자
- 헛된 일에 분요했던 인생인지라
- 치료 후에는 치유가 필요하다
- 모든 것이 다 아멘입니다
[ 본문 중에서]
아직 이렇게 젊은데, 는 아니지만 구십을 산다면 딱 절반만큼 달려온 이 나이에 난 다시 갓난아기가 되었다. 아기들이 배냇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더 잘 자라라고 아예 밀어주는 것처럼 이후에 나오는 머리는 더 곱고 비단결 같으리라. 더운 여름 털갈이하는 개처럼 이전의 삶을 벗어버리라는 뜻이리라. 북극늑대의 흰털은 하얀 눈 속에 파묻혀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는 보호색이라는데 내 민둥머리는 민둥산 같은 인생에서 나를 지켜주기 위한 보호색이리라. (35p.)
아프기 전엔 이런 게 행복인 줄 사실 몰랐다. 하늘은 늘 맑은 것이고(흐린 날도 있지만), 산은 늘 푸른 것이고, 아이들은 웃음을 먹고 자라나는 존재들이고, 모든 게 당연한 거였다. 남편과 아이들이 내게 있는 것도 당연했고, 형제자매가 나를 챙겨주는 것도 당연했다. 그 당연함 속에 얼마나 깊은 사랑과 관심과 배려가, 그리고 은혜가 깃들어 있는지 이전에 난 알지 못했었다. (79p.)
암환자로 진단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짜 환자인 나는 언젠가 나도 암으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다. 나도 죽을 때 평안히 눈 감고 고통 없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보다 나는 아직 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더 간절했으리라. 아직 어린 내 아이들을 저 상주 자리에 서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나보다 더 심각한 암에 걸린 분들이 들으면 참 웃기고 한심한 얘기겠지만 난 목사님 영정 앞에서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더 불태웠다. 그래서 문상객들에게 주는 밥과 육개장도 두 그릇씩이나 먹었다. 잘 먹어야 했으니까, 그리고 잘 살아야 했으니까. (193p.)
머리가 다시 자라면서 한 가닥 한 가닥이 다 소중하게 느껴진다. 흰머리도 같이 나온다. 신기하다. 먼저 검은머리가 나고 그게 흰머리로 변하는 줄 알았는데 검은머리와 흰머리의 모근은 완전 다른 것인지 아예 날 때부터 새하얀 머리가 검은머리와 사이좋은 친구처럼 같이 나온다. 흑백으로 나누어지긴 했지만 모두다 내 자식 같고 소중한 머리카락이다. 검은 머리카락은 알곡이고 흰머리는 버려져야만 할 쭉정이가 아니라 내게는 모두 다 소중한 알곡들이다. (209p.)
너무 유별난 찬사도 또 너무 솔직한 발언도 암환자에겐 모두 상처가 된다. 그냥 그럴 때는 보고도 못본 척,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으로만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환자를 도와주는 길이라는 걸 그 역시 환자가 되어보면 알 것이다. 무관심도 환자에겐 아픔이지만 지나친 관심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가슴을 후벼팔 수 있음을 환자가 아닌 이들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치료 잘 받은 환자들이 치유함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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